길을 걸었지.

음악을 PLAY 하시고 읽어주세요.

 

아직도 넘어야 할 또 다른 산과,

자꾸 감겨오는 초점 잃은 두 눈

그리고 말을 듣지 않기 시작하는 다리.

어렴풋한 형상과 파스텔톤의 색채들의 조합.

형체가 확실하지 않은 환영들에 둘러쌓인 

땀으로 범벅되었던 이 몸이, 

언제 그늘안으로 들었는지..

이제는 식다 못해 싸늘한 밤 공기에 추위를 타기 시작하는구나..

 

종이 한장 넘기고 나면 눈 앞에 보이는 산의 높이가 달라질텐데라는

어렴풋한 희망이,

검디 검은 종이 한장에 가려 그 아래 푸른 새싹들에게 향해야 할

빛을 빼앗아 버리고 있구나.

 

해는 이미 져버렸고, 날도 차기만 한데

내일은 분명 어느 여름날보다 더 뜨거운 여름날이 될 것 이라는 것을

지난 여름 추억을 통해 알고 있지만,

 

어찌하리, 쉬어갈 산장 하나 보이지 않으니

초조히 이 추운 여름밤을 향해 발걸음을 내닿는 것 이외엔 할 수 있는 일이 없구나..


You’ll never know,

음악을 PLAY 하시고 읽어주세요.

 

당신이 날 보고 미소 짓던 그 날.

난 그저 초점 없는 눈빛으로

당신의 뒤로 지나치는 다른 사람들을 바라보았지요.

그런 나의 모습을 발견하고는 웃음을 거두고는

무언가 말하려 하였지만,

나는 이미 당신을 지나친 후 였지요.

 

그리고 어느 날 인가,

당신이 바쁘게 어딘가로 향하고 있던 그 날.

난 당신을 발견하고는

해맑게 웃음지으며 손을 흔들었지요.

그런 나를 애써 외면하려다 어색하게 걸음을 멈추고,

그제서야 주머니에서 손을 빼었지만,

나는 이미 등을 돌려 발걸음을 옮긴 후 였지요.

 

 

파란하늘을 감상하며 시원한 바람이 머릿결을 쓰다듬어주던 그 날,

긴 의자에 누워 음악을 흥얼대다가

나를 지나쳐가는 당신을 발견하고는

일어나 앉아 바람개비 소리를 내었었지요.

걸음을 멈추지 않은채로 고개를 돌려 내쪽을 바라보았지만

곧 다시 고개를 돌려 발걸음을 재촉했고,

나는 다시 의자에 누워, 미소를 지었지요.

 

알고 있어요.

 

당신이 하려던 말, 어색했던 손,

그리고 나를 알아보지 못했던 그 날의 바람을.

 

또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리고 당신은 영영 알 수가 없겠지만.

 

그 해의 여름을, 추운 겨울속의 따스함을

그리고 그후에 오는 낯선 봄날의 어색함을.

이렇게 글자 하나, 하나 옮기고 나면 잊지 않을 수 있을까요?

 

삶의 단상

시계 바늘이 멈추지 않는다.
아무리 기다려보아도 바늘은 멈추지 않고 시계라는 작은 틀 안에 갖혀서 돌고 있다.

멈추지 않는 시계를 바라보며 삶이란 틀 안에서 열심히 돌다보니
어느새 또 한 해가 끝나간다.

이쯤되니, 방은 점점 지저분해진다.

아니다.
지저분해지는게 아니라 치우지 못하는 상황이 연속적으로 계속되는것이 맞다.

눈에는 점점 핏기가 모여서 기회될때마다 눈을 감고 쉬어보아도
빨갛게 변한 눈은 다시 쉽게 하얀 눈동자를 찾지 못한다.

눈이 빨개진다고 해서, 자꾸 감겨온다고해도
그 능력마저 떨어지는것은 아니라는 점을 자꾸 감겨오지만 더 빠르고 정확하게 사물들을 구분하는 스스로의 눈을 발견하며 깨닫게 된다.

새로운 깨달음들 속에 세상속으로 점점 더 깊게 그리고 빠르게 스며들어간다.
그리고 동시에 나는 점점 나를 잃어간다.
하지만 나를 잃어가며 또 다른 나를 찾아간다.

입을 거쳐 통해 나오는 단어들이, 내 심장을 가로질러서 나오는 말인지 혹은 두뇌를 관통해서 나오는 말인지 스스로 분간해내지 못하는 순간,
나는 당황한다.

그리고 그저 그렇게 한없이 울어버리고 주저앉아 있고 싶기도 하지만,
점점 더 가까워져오는 그 무언가에 의해 후들거리며 떨리던 다리를 두손으로 꽉 다 잡고서는 다음 장소로 이동해야한다.

살아있다는 느낌은 강하다.
또한 죽음의 비린내도 내 코를 찌른다..

나를 잃어가는 과정과 새로운 나를 찾아가는 과정은 이토록 힘들다.

그리고 알고 있다.

세상 살아가는 내 삶이 A와 B의 과정만 반복된다면 그것만큼 지루하고 재미없으며 얼마나 위험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A와 B를 혼합하며 그 과정을 조금은 nostalgic하게 바라볼 수 있을 그 시간이 벌써부터 아니 이미 오래전부터 강하게 나를 끌어당기고 있다.

밤이 깊었지만 내 눈과 귀와 머리와 심장은 멈추는 법을 모른다.
아니 누구도 가르쳐줄 수 없다.

그래서 스스로 잠시 쉬어간다.

정확히 세시간후에 시끄럽게 떠들어달라고 세개의 다른 시계들에게 부탁한후에,
오늘의 이 느낌이 너무도 흥미롭고 무서우며 재미있어서
난 2011년 10월 20일의 밤에,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오늘 하루 나 스스로와 대화하는 시간을 마주했을뿐이다.

소년이여

음악을 PLAY 하시고 읽어주세요.

 

 

 

 

만17살에 처음으로 갖게 된 게 두 가지 였던가요.

남부럽지 않은 멋진 검은색 Convertible과 모습이 작지만 너무나 예쁜,

그 생김새 못지않게 예쁜 것들을 담을 수 있게해준 Sony의 F717.

밟으면 하늘을 날것 같았고,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눈을 가진것 같아서

소년은 정말 뛸듯이 기뻤습니다. 그리고 그때부터 717이란 숫자는 

소년, 자기 자신을 상징하는 숫자가 되었습니다.

 

세상에 제일 싫어하는 수학과 과학을 제쳐두고

역사와 미술공부에만 집중하기 시작했지만 하기 싫은 것을 이겨내기 보다는

하고싶은것만 열심히 찾아다니던 소년의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어느샌가 들어앉은 오만함으로 인해 곧 더 많은 것들을 잃게되지요.

 그저, 열심히만 돌아다니고 또 열심히만 찍으면 되는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군요.

세상이 소년에게 주는 시련들은 시간이 지나고 지나도 끝이  없더군요.

남다른 집중력으로 끈기있게 한가지에 열중하기에는 그 어린 나이에

세상에 보고 싶고 하고싶은 것들이 너무도 많아, 어느샌가부터

그저 단순한 호기심 이상이 되어 도를 지나치기 시작합니다.

겨우 마음 굳게 먹었던 좋았던 모습은 사라지고 10대때의 방황이 

다시 한번 파도처럼 밀려오기 시작하는데 그 모습이 꼭 여러 갈래로 

부숴진채 풀밭에 내리쬐는 태양빛처럼 너무나 뜨겁고 식을줄 모르는데, 

소년은 정말 견뎌낼 재간이 없더군요.

술 마시고, 담배를 피우고, 운전하고 돌아다니며 스스로를 다 컷다고 여기는

착각은 그 때부터가 시작이었음을 멀지않아 소년은 태어나서 처음 가보는

세가지 다른 장소를 가게되며 깨닫게 됩니다.

 

그렇게 외줄을 걷듯, 위태롭던 모습의 어른 흉내만 내던 어린이는

기어이 크게 사고를 치고 말았지요.

그해 겨울을 지나 여름이 되기까지 지나친 곳이 세 군데인데,

첫번째가 경찰서 유치장 안이었고, 

두번째가 병원이었으며..

그리고 세번째가 죽음의 문턱 앞이었지요.

누군가가 그랬던가요. 효도는 다른게 아니라 경찰서, 병원같은곳을

들락거리지 않는것이라고…

 

하지만 결코 나약한 정신의 소유자가 아니었던 그는 

깊은 좌절을 통해 한가지 가슴속 깊은곳에서 

울려오는 깊은 소리를 처음으로 듣게됩니다.

뚫려만있지, 듣지 못하고 보지 못하던 좀비같던 모습의 그는

온 몸이 자유롭고 깨끗해서 성공의 고속도로를 달리던 

미쳐 챙겨오지 못했던 모국에서의 어릴적 자신의 모습을 기억해내기 시작합니다.

 

그 모습이 꼭 영악하고 교묘하게 이것저것 피해다니던 쥐 한마리가 

드디어 궁지에 몰려 세상에 정면으로 맞서기 시작하는 모습이었는데..

 

너무 멍청했던가요. 가진건 열정뿐, 힘을 써도 언제써야 할지 모르고

머리를 쓰고 싶어도 기름기가 다 사라져 녹이 슬어버렸는지..

하는일마다 또 다시 좌절하게되어 자기 자신을 뒤돌아보니

주위엔 온통 경멸과 무시의 눈만을 가진 사람들의 모습이 보이더군요.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주위를 환기시킬 필요가 있었고.

보내야 될 것은 보낼 줄 아는 과감성이 필요했고, 

잘라버려야 할것은 잘라내야하는..

정 많고 착해서 그 천성을 무기로 삼아서 20년을 넘게 살아온 그에게는 

그 어느것보다 어렵고 힘든 작업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때 떠나보낸 이들이 너무나 많아, 

그 이름을 Font size 12에 Times New Roman 글씨체로 적어내려도 

A4한장을 꽉꽉 메울수 있던가요..

 

열심히 공부하고 정직하게 듣고 보게되며

외로움을 즐기기 시작한 그때에서야 세상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하지만..

한번 찾아왔던 병은 쉽게 쾌유 되지 않고 계속해서 그를 괴롭히는데,

그 괴롭힘이 다른 모든것들은 다 제쳐두더라도,

상상력을 모두 잘라버리고 끊임없이 잠들게 하는 마법같은것이라

그는 몇번이나 다시 좌절하게 되고 그냥 이대로 모든것을 포기해버리면 

어떨까하는 생각도 처음으로 하게됩니다.

하지만 사람이 죽으라는 법은 없던지 떠나 보낸 이들이 남겨둔 자리에 

조심스레 찾아와 어둡고 길게만 느껴지던 터널에 초를 하나 둘 남겨두기

시작합니다. 

그는 라이터를 찾지 못했지만 스스로 돌을 찾아 불을 붙이는법을

연구하고 공부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불을 붙이는법을 터득하는 사이에서야 

힘을 자제하는법을 조금씩 알게되고

녹슬어서 돌지않던 머리가 서서히 돌아가기 시작합니다,

 

‘이쯤해서 뭔가 눈에 보이는 성공을 해야할텐데…’

하고 걱정해주시며 그를 지켜봐주던 분의 입에서 나온 그 말.

그리고 생각해보니, 자기 혼자 잘났다고 백날 자기 세상에만 갇혀 있을뿐 

눈에 보이는 업적은 단 하나도 쌓아두지 못한 자신의 모습을 보게되고

방향을 조금 바꿔, 세상에 자신을 알리는 길을 향해 힘차게 전진하게됩니다. 

그리고 거의 일 년만에 세번의 운이 그를 찾아오는데…

to be continued…

Goodbye Boogie..

손바닥만한 크기의 네가 세상에 처음 태어나서 작은 눈을 힘들게 뜨고서는

엉금엉금 걷기 시작하던 그날을 잊지못해.

그 걷는 모습이 꼭 거북이 같아서..

거북이처럼 오랫동안 우리곁에 있었으면 좋겠다해서

‘부기’라고 널 부르기 시작했단다.

 

너무나 작고 예뻐서 온 가족이 다 어쩔줄 몰라했었지.

그래 내가 세상에 태어나서 처음으로 자세히 지켜본 고귀한 생명체의 탄생과정이었어.

 

그리고 넌 지난 십년간 우리가족에게 많은 행복과 기쁨을 가져다주었구나..

항상 건강한 모습으로 누구에게나 친근해서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았는데.

네가 처음 아파서 입원했던 몇년전 의사선생님께서 이렇게 애교가 많고 친근한 강아지는 처음이었다고

널 특히나 예뻐하셨던게 기억난다..

 

이제 떠나보내야하는데.. 너무나 아프다..

 

작별인사도 하지 못했는데. 그럴 시간도 없었는데.. 지난 밤의 너의 모습이 자꾸 눈앞에 아른거려.

 

나의 첫번째 작품속 그 모습처럼..

우린 아직 네게 줄게 많고 함께하고 싶은 시간이 너무나 많은데…

부디 행복하길. 하늘나라위에서는 고통없이 편히 쉬길 기도할께.

먼저 가 있는 지니에게도 인사 전해주렴.

 

눈에 자꾸만 고이는 눈물은 어쩔수 없지만. 우리 남자잖아.

형은 울지 않을게.

우리 씩씩하고 건강히 밝게 지내자. 약속!

 

사랑해 그리고 고마워 부기야. 편안히 쉬길… Goodbye..

 

11년 6월 23일의 고백

 

 

 

“태호야 마지막 방학이다!”

방학을 한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처음 고작 이틀정도만을 편하게 지냈을뿐,

가만히 소파에 기대서 불을 쬐며 더 이상은 여유를 누릴 수 가 없었다.   

 

바쁘다. 아니 바빠진다.

 

정확히 말하자면 마음이 급해졌다는 뜻이다.

 

이제 졸업을 하면 뭘하지? 나는 어디로 어떻게 가야하지?

이 정도 직업이면 시작치고는 좋은 편인가?

아니 이건 너무 낮게 잡은것 같아.

그럼, 아예 말도 안되는 수준이다 느껴지는곳에 노크를 해볼까?

아니아니 정신나간 생각하지 말자. 현실을 인정하자.

아직은 이것밖에 안된다고 스스로를 타이르고 이쯤이면 괜찮을까?

아니아니, 정신 차려! 네가 해온 일들에 비하면 그건 너무 쉽잖아.

아니.. 아니.. 아직 실수도 많이 하잖아. 좀 더 여유를 가지고 차분하게 올라가야해.

가지가지 생각들을 하며 난 세상에 열려있는 거의 모든 기회들을

찾아보겠다는 마음으로 헤메이다보니 오늘 하루도 벌써 밤이 되어버렸다.

 

그저 잊지 않기를..

세상엔 아직 훨씬 더 많이 배워야 할것들이 기다림을 즐기는 순간 보이기 시작한다는 사실을.

그렇지만, 나의 지난 몇년간의 삶이 결코 그 누구의 것보다 헛되지 않았음을.

 

그래서 난 오늘 밤, 이 이상은 조급해하지 않을것이다.

the way it meant to be. مكتوب

 

가자. 그토록 꿈꾸던 달나라로.

저 태평양 건너의 천국으로.

이 지구를 넘어선 그 어딘가 은하계로.

이밤이 깊고 또 깊어서 칠흑같은 어둠이 찾아와도,

내 눈은 사물을 분별해낼줄 아는구나. 

“고마워!”   

5 years after.

 

나는 기억한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느껴본 심각한 상태의 비참함과 굴욕감.

그리고 죽음에 가장 가까웠던 그 순간을.

나란 존재가 우주 쓰래기같이 느껴져서 견뎌내기 힘들었던 5년전 오늘을.

 

잊지않으리라. 그리고 현재의 내 삶에 더 감사하고 노력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