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단상

시계 바늘이 멈추지 않는다.
아무리 기다려보아도 바늘은 멈추지 않고 시계라는 작은 틀 안에 갖혀서 돌고 있다.

멈추지 않는 시계를 바라보며 삶이란 틀 안에서 열심히 돌다보니
어느새 또 한 해가 끝나간다.

이쯤되니, 방은 점점 지저분해진다.

아니다.
지저분해지는게 아니라 치우지 못하는 상황이 연속적으로 계속되는것이 맞다.

눈에는 점점 핏기가 모여서 기회될때마다 눈을 감고 쉬어보아도
빨갛게 변한 눈은 다시 쉽게 하얀 눈동자를 찾지 못한다.

눈이 빨개진다고 해서, 자꾸 감겨온다고해도
그 능력마저 떨어지는것은 아니라는 점을 자꾸 감겨오지만 더 빠르고 정확하게 사물들을 구분하는 스스로의 눈을 발견하며 깨닫게 된다.

새로운 깨달음들 속에 세상속으로 점점 더 깊게 그리고 빠르게 스며들어간다.
그리고 동시에 나는 점점 나를 잃어간다.
하지만 나를 잃어가며 또 다른 나를 찾아간다.

입을 거쳐 통해 나오는 단어들이, 내 심장을 가로질러서 나오는 말인지 혹은 두뇌를 관통해서 나오는 말인지 스스로 분간해내지 못하는 순간,
나는 당황한다.

그리고 그저 그렇게 한없이 울어버리고 주저앉아 있고 싶기도 하지만,
점점 더 가까워져오는 그 무언가에 의해 후들거리며 떨리던 다리를 두손으로 꽉 다 잡고서는 다음 장소로 이동해야한다.

살아있다는 느낌은 강하다.
또한 죽음의 비린내도 내 코를 찌른다..

나를 잃어가는 과정과 새로운 나를 찾아가는 과정은 이토록 힘들다.

그리고 알고 있다.

세상 살아가는 내 삶이 A와 B의 과정만 반복된다면 그것만큼 지루하고 재미없으며 얼마나 위험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A와 B를 혼합하며 그 과정을 조금은 nostalgic하게 바라볼 수 있을 그 시간이 벌써부터 아니 이미 오래전부터 강하게 나를 끌어당기고 있다.

밤이 깊었지만 내 눈과 귀와 머리와 심장은 멈추는 법을 모른다.
아니 누구도 가르쳐줄 수 없다.

그래서 스스로 잠시 쉬어간다.

정확히 세시간후에 시끄럽게 떠들어달라고 세개의 다른 시계들에게 부탁한후에,
오늘의 이 느낌이 너무도 흥미롭고 무서우며 재미있어서
난 2011년 10월 20일의 밤에,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오늘 하루 나 스스로와 대화하는 시간을 마주했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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